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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30_20개월 20일_삐져서 등 돌리고 앉은 너에게 엄마인 나는 관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이의 떼쓰기가 길어질 때, 그날 따라 기분이 좋지 않아 인내심의 한계에 금방 다다를 때, 아이의 행동에 내 마음 어딘가가 건드려졌을 때 등등. 오늘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요즘 또또는 기저귀 갈러 가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 기분이 좋고 내킬 때는 순순히 따라나서지만, 자기가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데 기저귀 갈러 가자고 하면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그래서 기다려주다가 1시간이 지나도 못 갈고 똥 기저귀를 그대로 차고 다닐 때도 있다. 우리 아기는 신생아때부터 쭉-똥에 대한 민감성이 정말 없다. 허허. 결국 며칠 전에는 하루에 똥을 세네번 쌌는데 늦게 갈아주다보니 엉덩이가 빨갛게 짓물러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기저귀 가는 것이 전쟁이 되었다. 나는 되도록 빨리 갈아.. 더보기
D+624 20개월 14일_기억하기 위하여 나는 마흔에 출산했다. 출산 전에도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출산 후 더 심해진 것 같다. 아이를 재우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는데 오늘 아이와 뭘 했는지 떠올리면 금세 생각이 안난다. 분명 어제와 다른 하루를 보냈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기도 하고, 깔깔 거리며 웃던 일들도 있었는데. 까마귀 고기를 먹은 여자처럼 까무룩. 당장 오늘 하루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제가 되고 엊그제가 되고 일주일 전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일년이 지나면 아무것도 기억에 남는 게 없겠다는 생각에, 뭐라도 기록으로 남겨야겠단 간절함이 찾아왔다. 그래서 만들어놓고 잘 쓰지도 못한 블로그를 찾아 일단 뭐라도 적어보기로 했다. 어제와 오늘, 아이는 처음으로 상상 놀이를 했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테이블에 .. 더보기